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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북리뷰]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전홍진 지음

by aftermood 2023. 1. 24.

왜 나는 예민한 사람일까?

P.17 예민하다는 영어로 'sensitive'인데 외부 자극에 민감하다는 뜻이다.
'Highly Sensitive Person(HSP)'는 직역하면 매우 예민한 사람들인데 의학적인 용어나 질병명은 아니다.

저자는 우울증을 주로 진료하는 의사입니다.
우울한 사람들을 진료하다 보면 그들의 이야기에 동기화되고 마침내 공감과 치유의 실마리가 생긴다고 합니다.
병원에 찾아오는 대부분은 본인이 환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놀라운 점은 이들에게 예민하다고 하면 대부분 동의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울증이 올 때 희로애락의 감정 상태를 얼굴에 구분해서 표현하지 않고 자신의 기분에 대한 인식도가 낮으며, 반대로 신체 감각에 예민하고 건강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이 주로 많으며 이 형태의 우울증은 자신의 감정을 못 느끼고 무척 예민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트라우마의 기원

트라우마는 실제적이거나 위협적인 죽음, 심각한 질병 혹은 자신이나 타인의 신체적,
물리적 통합에 위협이 되는 사건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후 겪는 심리적 외상을 말합니다.

누구나 살다 보면 자신이 원하지 않은 트라우마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환경이나 부모와의 관계에서 생기기도 하고, 사고를 당했을 때나 대인관계에 의해 경험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가진 트라우마는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거나 경험했지만 기억하지 못하는 것, 경험했고 기억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저자는 매우 예민한 사람들이 흔히 경험하는 불안발작과 트라우마의 관계에 대해서도 주목했습니다.
신경증은 영어로 뉴로시스, 독일어로는 노이로제라고 합니다.
노이로제는 내적인 심리 갈등이 있거나 외부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다루는 과정에서 무리가 생겨 심리적 긴장이나 증상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 책에서 예민한 사람들이 흔히 경험하게 되는 불안 발작과 트라우마의 상관관계를 연구하여 트라우마가 어떻게 예민성과 그들의 인생에 영향을 주는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예민함과 뇌의 작용

우리 뇌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인간이 느끼는 수많은 감정과 생각은 뇌의 신경 회로망에 담겨 있고 수억, 수조 개의 회로가 모여 그 사람의 마음의 구조를 만듭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필요 없어지거나 오래된 신경 회로는 망각 과정을 통해 사라지는 반면, 자주 경험되거나 강렬한 트라우마와 연결된 신경망은 더 강화되어 단단해집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매우 예민한 뇌'는 '매우 예민한 사람'을 만들게 됩니다.

뇌 안에서는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부분들이 협력해 예민성을 조절합니다.
뇌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변연계는 감정과 기억의 뇌라고 불립니다. 인간의 기억, 감정, 학습, 꿈, 집중, 각성, 희로애락의 표현에 관여해 내부적인 항상성을 유지하며,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를 관장하고 조절합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은 전두엽과 변연계의 발달에 영향을 미칩니다.
어린 시절에 학대, 방임을 당한 사람은 전두엽과 변연계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공포에 대한 학습 및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편도체 또한 예민함에도 관련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야단을 맞거나 혼이 나면서 공부를 하면 편도체의 작용에 의해 기억은 강화되는 반면 트라우마에 의해 우울과 불안이 생깁니다. 이것은 편도체가 해마를 자극해서 단기 기억을 장기로 넘겨 생기는 현상입니다.

우리 뇌의 신경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신경의 말단에는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들어있습니다. 신경전달물질이 충분하면서도 안정되게 유지되어야 예민성이 잘 조절됩니다. 세 가지 신경전달물질은 기분, 의욕,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하며, 이 물질들이 균형을 이루면 기분이 안정되고 기억력, 집중력과 같은 인지 기능을 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매우 예민한 사람들은 예민함이 심해지면 긴장, 걱정, 불면에 이어 우울증으로 진행될 수 있지만,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서 뇌의 균형을 찾고 항상성을 잘 유지하면 보통 사람에게는 없는 통찰을 얻게 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이들에게 잘 공감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타고난 예민성을 조절해 선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울증이나 공황장애가 발생하면 더 예민해지는데 우울증은 전두엽 기능을 떨어뜨리고, 공황장애는 변연계를 예측 불가능하게 활성화시킵니다. 예민성을 잘 활용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할 필요성을 다양하고 적절한 예시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총평

앞서 예민한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근거와 사례를 제시하고 상황을 예시로 들어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전문의로서 제안합니다. 예민해질 수 있는 상황과 예민성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여 나를 돌아 볼 수 있도록 합니다.
예민한 나를 알고 에너지를 관리하면 마음이 더 평온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이 왜 예민할까라고 생각하기보다 이 예민한 상황과 에너지를 어떻게 극복하고 활용할지를 되돌아 보고 능력으로 전환하는 방법으로 자연스레 인도합니다. 당장 닥친 상황에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받아들이고 실천하다보면 예민함을 내 강점으로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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